문화산책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무대 (1992년 4월 11일)

파라리아 2009. 6. 28. 02:41

우연히 인터넷 서핑하다 발견한 동영상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데뷔했다는 1992년 4월 11일 <특종! 티비연예>

심사위원들은 더 준비하고 나오라는 듯 비판의 코멘트를 날렸고, 7.8점이라는 냉혹한 점수를 준다.

전영록만이 평가는 시청자들에게 맡기겠다는 겸손을 보여주었다.

 

결과는 어땠는가?

그 해 서태지와 아이들은 대한민국을 완전히 휩쓸어버렸다.

온 나라가 그들에게 열광했고 서태지 신드롬까지 생겨났다.

그 해 1992년을 지금도 기억한다.

나는 그 때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1학년이었는데 (1학기만 다니고 재수)

흑석동의 식당과 술집에서 "난 알아요"를 들으며

그 새로운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현란한 춤을 보며 들떴던 기억이 난다.

 

이 데뷔방송을 보면 한가지는 분명해진다.

기존의 눈과 선입견으로는 새로운 위대함을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심사위원이라고 나온 사람들은 감히 서태지를 평론할 수 있는 자격이 안되었던 것이다.

누가 천재를 알아볼 것인가? 천재는 당대에 인정받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천재다.

만일 당대에 인정받는 천재가 있다면 그는 정말 행운아다.

 

진정한 실력자는 알아보기 어려운 법이다.

왜냐하면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력자를 기존의 잣대로 제멋대로 평가해버리고 무시하는 것은 쉽다.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은 대중의 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실력자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실력자가 유명해지는 것은 결국 그의 진가를 인정하고 세상으로 끌어내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세상이 더 발전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