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향기

한국의 혁명가들에게 전하는 오쇼의 메시지

파라리아 2014. 1. 20. 15:28



질문:

사랑하는 스승님,


저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저는 1984년 한국을 떠나 1985년에 산야스를 받았습니다. 제가 1985년 라즈니쉬푸람에 머물던 기간 중, 한국 정부는 저의 많은 친구들을 체포하고 그들과 저를 공산주의 혁명가로 고발했습니다. 친구들 중 한 명은 재판 전에 살해 당했고, 두 명은 사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현재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저는 이 끔찍한 재앙 때문에 커다란 심적 고통을 당했습니다.


한국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미제국주의에서 해방시키려 애쓰고 있고, 동시에 진리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질문은 이것이 가능한가 입니다. 진리의 길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조국을 독재에서 해방시키는 일이 가능합니까?


한국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저를 위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오쇼:

프렘 승(Prem Seung),  진리와 영적인 자유를 위한 추구, 그리고 정치적 독재에 맞선 투쟁 사이에 갈등은 없다. 다만 상황이 조금 복잡하기는 하다.


그대는 영적 자유를 획득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정치적 독재란 오고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하나의 정치적 독재를 무너뜨렸을 때 다른 독재로 대체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대는 미국과 싸울 수 있고, 한국을 세력권 아래 두어 한국민들과 이들의 자유를 파괴하려는 미국의 추악한 시도에 맞설 수 있다.


현재 그들은 그대들을 공산주의자라 부르며 죽이고 있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필연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다. 역사는 시계추처럼 한쪽 극단에서 다른쪽 극단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역사와 시간은 이런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들이 그대들을 공산주의자라 비난하며 살해하고 투옥하고 사형을 선고하기 때문에 이와 정반대의 움직임, 다시 말해 공산주의로 향하는 움직임이 생겨날 것이다.


어떠한 독재도 영원히 지속된 적이 없다. 독재의 나날에는 끝이 있다. 어느 누구도 사람들의 의지를 꺾지 못한다. 독재자들은 사람들을 죽이고 고문하겠지만, 어느날 그들은 제국을 유지하고 사람들을 노예화하려는 바로 그 노력이 사람들의 반항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공산주의 독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대는 하나의 독재에서 다른 독재의 손아귀로 넘어갈 것이다. 물론 살해당하거나 사형을 선고 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다. 이제 미국의 대리인 노릇을 하던 사람들이 희생자가 될 것이다. 이번에는 이들이 살해당하거나 사형을 선고 받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살해당하고 누가 사형을 선고 받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모두 한국 사람들이다. 모두 그대의 형제 자매들이다. 그리고 참으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심지어 미제국주의에 대항해 싸우던 많은 공산주의자들마저도 새로 들어서는 공산 정권에 의해 총살당할 것이다.


이상한 운명이지만 거기에는 미묘한 논리가 숨어 있다. 혁명가들은 혁명가적 기질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모든 정권은 혁명에 반대한다. 혁명가들이 세운 정권이라 해도 일단 권력을 잡는 순간 혁명에 반대하게 된다. 이제 혁명은 그들의 권력에 위험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혁명을 지지했다. 혁명을 통해 권력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논리다. 그리고 혁명가들은 이것이 투쟁 끝에 얻어낸 자유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단지 사람들만 바뀌었을 뿐 모든 것이 그대로다. 똑같은 관료들, 똑같은 추악한 정치가들... 다만 이제 미국인들이 아니라 한국인들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이들은 혁명을 지지한 사람들에게 했던 모든 약속을 잊어버릴 것이다. 그들은 같은 사람들을 착취하기 시작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과거의 많은 혁명가들이 권력을 잡은 사람들에게서 떠나갈 것이다. 한때 그들은 모두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적에 맞서 싸웠지만, 이제는 혁명이 배신당했기에 하나둘씩 떠나간다. 그리고 이제 권력을 손에 쥔 혁명가들은 (권력은 모든 혁명 이데올로기를 파괴한다) 남은 혁명가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남은 혁명가들은 가장 위험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전 정권을 무너뜨렸으니 새로운 정권 역시 무너뜨릴 수 있다. 따라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복잡한 게임이다. 그대는 여기에 우선 순위를 두면 안 된다. 그대는 자신의 성장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미국의 독재건, 중국의 독재건, 소련의 독재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독재는 독재일 뿐이다. 독재는 살인적이고 범죄적이다. 


그러니 미국이 한국에서 물러나고 한국민들이 권력을 쥐는, 그런 아름다운 미래가 오기를 기다리지 말라. 그런 미래가 오리라고 너무 믿지 말라. 역사가 보여준 사실은 다르다. 사람들은 여전히 똑같은 추악한 상황 아래, 똑같은 공포 아래 놓이게 될 것이다. 살육자들이 바뀌었을 뿐 살인은 그대로다.


나는 국가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우선으로 삼지 말라. 그대의 영적인 자유를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영적인 자유는 미국도, 러시아도, 중국도, 혹은 어느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다. 만약 영적 추구에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동시에 독재에 항거할 수 있다면 나는 전적으로 그것을 지지한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정부에 대항해 싸우는 순간, 그대는 그 싸움에 빠져들어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된다.


노예 상태에 놓이는 것은 모두 추악하다. 하지만 가장 커다란 노예 상태는 영혼의 노예 상태이다. 과거로부터, 국가로부터, 그대가 자라온 종교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켜라. 진리에 대한 탐구가 그대의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만약 그러고도 여력이 있다면 정치적 독재에 맞서 싸워도 좋다. 하지만 그대는 분명 실망할 것이다.


역사를 보면 "우리는 자유를 얻으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모두 실망을 겪었다. 내가 어린 아이였을 때 이 나라 인도에서는 자유를 위한 투쟁이 한창이었는데 나의 온 가족이 거기에 휘말려 있었다. 삼촌들은 감옥에 갔고, 가족은 계속 가택 연금 상태에 놓여야 했다. 삼촌들은 교육도 끝마치지 못했다. 대학에서 보내야할 시간들을 감옥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밤이 아무리 길더라도 결국 끝이 오리라는 커다란 희망이 있었다.


마침내 밤이 끝났지만 낮은 찾아오지 않았다. 이것은 기적적인 일이다.


영국 제국주의자들은 물러갔으며, 영국 제국주의에 맞서고 이 땅의 사람들에게 가해진 비인간적 행위에 맞서 싸웠던 사람들이 권력을 쥐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분명 이것은 사람들이 원했던 자유가 아니다.


나는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 그때는 마치 황금 시대가 가까이라도 온 듯 위대한 희망이 감돌던 시기였다. 그러나 철저한 실망 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40년이 지났고, 이제 영국인들이 아닌 인도인들이 지배하고 있지만 그들의 전략은 다르지 않다. 권력에 대한 집착도 변함없고, 국민에 대한 착취도 변함없다. 관료제는 더욱 강력해졌고, 나라는 충격에 휩싸였다. "우리가 쟁취하려 했던 자유는 어떻게 된 것인가? 우리의 젊음을 희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투옥되거나 죽으면서까지 쟁취하려 했던 그 자유는 어디로 갔는가? 이것이 그 모든 희생을 감수하면서 얻으려 했던 자유란 말인가?"


분명 이것은 자유가 아니다. 혁명가(revolutionary, 정치적인 의미가 담겨있음-옮긴이)가 아니라 반항가(rebel, 영적인 의미가 담겨 있음-옮긴이)가 태어나지 않는다면, 아마도 정치 세계에서 그런 자유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혁명가는 실패했다. 그것도 완전히 실패했다. 한번이 아니라 수백번 실패했다. 이제 이를 하나의 규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혁명가는 위대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천국을 약속하지만, 일단 권력을 손에 쥐면 이전의 독재자보다 더 끔찍한 독재자로 변한다.


나는 더 이상 혁명가들의 약속에 희망을 걸지 않는다. 나는 반항가의 탄생에 희망을 건다. 그리고 반항가의 근본적인 요건(필수적인 변형)은 그대 자신의 과거와 그대 자신의 종교, 그대 자신의 국가로부터 그대의 개인성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명상은 그대가 한 개인이 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영적으로 자유롭고, 과거로 향하는 모든 다리를 부숴버린 개인들의 공동체만이 저 멀리 별들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것이다.


이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 모두 시인이자 몽상가, 신비가이자 명상가들이다. 우리가 세상을 이런 사람들로 가득 채우지 못한다면 이 세상은 하나의 독재에서 다른 독재로 변해갈 것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무익한 활동이다.


프렘 승, 그대 자신을 우선으로 삼아라. 그대의 뿌리에 도달하고, 그대 자신을 찾고, 반항가가 되고, 가능한 많은 반항가를 만들어내라. 오직 이 길만이 다가올 인류가 황금의 미래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1987년 6월 10일, 장자홀에서, 오쇼 (<The Rebel>, 19장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