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교수와의 인터뷰는 지난 12월9일 LA에 있는 그의 자택에서 이루어졌다. 붉은 벨벳 재킷으로 격을 갖춘 노학자는 온화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우리의 대담은 한 시간 동안 몰입의 깊이를 유지했다. 이 문명의 살길을 묻는 내게 그는 온 정성을 다해 답했다.
안희경 = 선생께서는 2006년 <문명의 붕괴(Collapse)>를 출판하며 지구별은 이제 시한폭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4월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구별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은 단지 1000년뿐이다.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야 한다’고 경고했고요. 우리 현대문명은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스티븐 호킹은
1000년뿐이라 했지만
우리 지구별은
이제 시한폭탄
다이아몬드 = 스티븐 호킹은 틀렸습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우리에겐 1000년의 시간이 있지 않아요. 고작해야 50년뿐입니다. 우리가 문제를 풀든지 망치든지 할 수 있는 시간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 이 별을 망쳐놓고 다른 행성을 찾아나선다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살 만한 별이라면 분명 이 태양계 말고 다른 은하계일 텐데, 그 먼 별에 도달하려고 불가능에 도전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별을 망가뜨리지 않는 데 우리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안 = 50년이라는 시간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다이아몬드 =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50년 뒤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생선을 참 좋아하죠? 안타깝게도 세계 대부분의 어장이 50년을 못 버팁니다. 알래스카 연어 어장이 속한 미국 서부 태평양 해안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만, 나머지는 어려워요. 참치는 고갈되고 있습니다. 황새치는 대서양에서 사라졌고 태평양에서도 사라져가고 있죠. 또 다른 예는 목재입니다. 한국은 열대우림의 목재를 엄청나게 수입합니다. 이대로라면 세계 대부분의 숲은 30년 안에 사라집니다. 쉽게 꺼내 쓰던 화석 연료도 고갈되니까 바다로 더 멀리 나가고 더 깊이 파들어가죠. 또 다른 예는 물이에요, 담수. 소금물을 가져다 염분을 제거해서 만들 수도 있지만 그럼 또 고갈되는 화석연료를 써야 하니까 안되고요. 지금 세계 강물의 85%를 사용하고 있는데 나머지라고 해봐야 아이슬란드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아주 외딴곳이니까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물전쟁이 터질 만큼 위태롭습니다. 다뉴브강을 두고 헝가리와 체코슬로바키아가 충돌했고, 시리아와 터키도 그랬어요. 중국과 베트남, 태국까지 히말라야 고원에서 오는 물 때문에 갈등이 깊어질 조짐입니다.
전문 읽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2312345125&code=2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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