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향기

조직화된 종교는 죽은 것이다

파라리아 2009. 11. 28. 00:14

어린 사탄이 세상을 둘러보기 위해 지상에 내려왔다. 그는 급히 지옥으로 돌아가더니 무서움에 떨며 우두머리 사탄인 악마에게 말했다.

 

"아버지, 뭔가 무시시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수염을 기른 사람이 지상을 걸어다니며 진리를 말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즉시 무슨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

 

악마는 즐거운 듯이 미소를 머금고 파이프 담배만 빨아대고 있었다. 어린 사탄은 더욱 불안해졌다.

 

"아버지! 이건 정말 심각한 일이에요. 곧 모든 것을 잃게 될 거라고요!"

 

악마는 천천히 파이프의 재를 재떨이에 떨고는, 회전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양손을 머리 뒤로 깍지를 꼈다.

 

"귀여운 아들아. 곧 모두 타락할 것이다. 걱정하지 말거라. 좀 더 두고 보다가 거의 마무리될 즈음에, 그 틈에 껴서 그들이 조직화되도록 돕자꾸나!"

 

조직화된 종교는 죽은 것이다.

 

종교는 오직 대중과 타협해야만 조직화될 수 있다.

 

종교는 집단의 욕망을 따라야만 조직화될 수 있다.

 

종교성을 잃고 정치색을 띨 준비가 끝난 종교만이 조직화될 수 있다.

 

더 이상 종교가 아니어야만 조직화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종교는 조직화될 수 없다는 뜻이다.

 

조직화된 그것은 더 이상 종교가 아니다.

 

종교는 기본적으로 조직 없이 존재하고,

 

어느 정도는 혼란스럽고 무질서하게 존재한다.

 

종교가 곧 자유이기 때문이다.

 

 

- 오쇼, <42장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