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피우기

인간의 존재.. 삶의 목적..

파라리아 2009. 8. 9. 22:50

 

인간은 고작 6~70년밖에 살지 못한다. 지구의 나이가 수십억년이고, 인류가 생긴 지도 수십만년, 인류가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도 2,500년이다. 앞으로 인류가 몇 천년, 몇 만년을 더 생존할 지 모르고, 지구도 몇십억년을 더 유지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장대한 세월 가운데 한 인간은 얼마나 짧은 순간을 살다가는 것인가. 그런데도 인간은 그 짧은 수명 동안 무언가 커다란 일을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이루려는 것인가. 마치 세상에 이름을 남길 만한 큰 일을 성취하지 못하면 헛된 인생을 산 것처럼 느낀다. 다들 대통령이 되려 하고, 대통령이 못되면 고위 관료라도 되려고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기업의 회장, 사장이라도 되려고 한다. 뭔가 남들이 우러러보는 높은 자리에 올라야 성공한 인생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쉬지도 않고 열심히 일을 한다.

 

하지만 지구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는 그렇게 열심히 일하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오히려 지구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존재이다. 남보다 더 부자가 되려는 욕망으로 기업을 설립하고 자원을 채취하여 물건들을 생산해 낸다.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 광고를 해대고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한다. 그래서 수요가 늘어나면 더 많이 생산한다. 경제성장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이러한 끝없는 생산과 소비는 결국 지구 환경을 더욱 더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모든 나라들이 끝없는 경제성장이라는 신화에 빠져 열심히 일을 하고 있으며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는 끝이 없는 게임일 뿐만 아니라, 끝이 있다면 지구가 더 이상 생물이 살 수 없는 땅이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도대체 인간이 살아가는 데 왜 그렇게 많은 물건들이 필요하단 말인가.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것은 먹는 것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는데, 참으로 적절한 통찰이다. 먹는 것이 삶에 가장 필수적인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부수적이며 없어도 되는 것들이다. 그나마 의복과 집 정도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의식주가 아니라 식의주가 더 적합한 말이 되겠다.

 

내가 볼 때 사람은 태어나서 6~70년 동안 자연에 최소한의 변형만을 주고 사는 것이 가장 좋다. 먹을 것을 얻기 위해서는 분명 자연을 이용하고 변형시켜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최소한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인류가 지구의 모든 곳을 다 바꾸어놓는 것은 죄악이다. 지구는 인류의 것이 아니다. 지구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위한 것이다. 왜 인간은 마치 지구의 주인인 양 모든 곳을 개발하고 파헤쳐 버리는가.

 

삶은 무언가를 바꾸어놓고 커다란 일을 성취하라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치 인생의 목적이 뭔가 커다란 목표를 세워놓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매진하는 것인 양 교육되고 있는데 이렇게 잘못된 교육이 없다. 세상을 위해 무엇인가 기여하겠다는 발상,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발상, 바로 이러한 발상이 이 세상을 더욱 살기 힘든 곳으로 만들어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간들의 어설픈 발상이 지구 환경을 파괴해 왔고, 수많은 전쟁을 통해 엄청난 생명들을 죽였으며, 수많은 백성들을 정치가들의 노예로 전락시킨 것이다. 백성들을 다스린다는 발상 자체가 얼마나 오만한 것인가. 결국 백성들을 위한다는 미명 하에 정치가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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