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무상하다, 부지런히 정진하라
(諸行無常 不放逸精進)
부처님은 열반에 드시기 위해 ‘구시나가라’의 ‘발데’ 강 언덕에 이르러 사라나무 그늘에 들어서며 제자 아난다에게 말하였다.
“ 아난다여, 나는 피로하여 눕고 싶구나. 사라나무 밑에 머리를 내고향 카필라를 향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다오. ”
아난다가 자리를 깔자 부처님은 고향쪽에 머리를 향하여 오른 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반드시 발을 포개어 고요히 누웠다. 아난다가 부처님의 등 뒤에 주저앉아 소리내어 흐느끼었다. 부처님은 아난다의 마음을 알고 나직히 말씀하였다.
“아난다여, 슬퍼하거나 애통해 하지 말아라. 내가 일찌기 말했지 않느냐. 사랑하는 사람과는 언젠가는 이별해야 된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나고, 만들어진 것은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다. 아난다여, 그대는 그동안 참으로 정성껏 나를 보살펴 왔다. 지금부터는 더욱 수행정진하여 진리를 깨닫도록 하여라.”
아난다가 눈물속에 여쭈었다.
“ 부처님이시여, 라자그리하와 베살리 같이 좋은 땅을 두고, 하필이면 이 쓸쓸하고 황량한 구시나가라의 땅에서 열반에 드시려 하십니까? ”
“ 아난다여, 그렇게 말해서는 안된다. 비록 미천한 집일지라도 왕이 한 번 머물면 또한 영광스럽지 않느냐? 너는 가서 이 땅에서 사는 말라족(族)에게 이렇게 전해라. “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여러분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이윽고 소식을 들은 말라족 사람들이 달려와 전후사정을 알고 애통해하며 부처님께 마지막 공양을 올리려 했으나, 열반의 시간을 아는 부처님은 정중히 사양하였다. 말라족 사람들이 마지막 공양을 사양하시는 부처님의 뜻을 짐작하고 통곡을 하자 그곳에 모인 제자와 신도들이 모두 함께 울음을 터뜨리었다.
밤이 깊어 부처님의 열반이 가까워오는 즈음, ‘수바드라’라는 늙은 외도(外道)가 찾아와 부처님을 친견하기를 청하였다. 아난다는 나서서 정중히 “ 너무 늦었오. 부처님께서는 곧 열반에 드십니다. ”고 만류하였으나 부처님은 아난다를 불러 말씀하였다.
“ 아난다여, 내 마지막 제자를 막지 말아라. 수바드라여, 이리 오시오. 내가 그대를 위해 팔정도(八正道)를 설하리다.”
수바드라는 부처님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다.
부처님은 기력을 다해 제자들, 즉 사부대중에게 최후설법을 하였다.
“ 내가 죽은 뒤에는 그대들은 내가 남긴 법과 계율을 의지하고(法歸依), 스스로를 의지하라(自歸依). 이제 마지막이니 누구든지 무엇이든 물어라.”
그러나 제자들은 모두 슬피 흐느낄 뿐, 아무도 나서서 질문하지 않았다. 부처님은 “아무도 없느냐?” 세 번이나 독촉하는 자비를 보였다. 그래도 제자들은 울음을 터뜨릴 뿐이었다. 세간에 법등(法燈)이 꺼져 가는 슬픔에 오열하는데 누가, 질문할 수 있겠는가.
부처님은 제자들의 마음을 알고 마지막 법어를 이렇게 전하였다.
“ 모든 것은 변한다. 열심히 수행정진 하라(諸行無常 不放逸精進) ”
마지막 법어를 마친 부처님은 운집하여 흐느끼는 제자들을 잔잔한 미속속에 말없이 둘러본 다음 조용히 눈을 감고 우주의 대적멸에 들었다.
아난다는 대중에게 고하듯 소리죽여 울고 있는 눈먼 제자 ‘아누루다’의 등에 손을 얹고 이렇게 외치며 대성통곡을 터뜨리었다.
“아아, 법우(法友)여, 부처님은 가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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