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향기

일념으로 좌선하라 (도겐선사)

파라리아 2011. 6. 25. 02:04




어느날 가르쳐 말씀하셨다.


"내가 송나라에 있었을 때, 좌선 도량에서 고인의 어록을 읽었다. 이 때 사천성 출신의 도심이 깊은 자가 있었는데 그 스님이 나에게 물었다.


'어록을 보아서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이오?'


나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고국에 돌아가 사람들을 지도하기 위해서이다.'


'그것이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건가?'


'중생에게 공덕을 베풀기 위해서이다.'


그는 이렇게 대답할 뿐이었다. 


'결국 어떤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나중에 이 질문의 도리를 곰곰 생각해 보았다. 어록과 공안 따위를 읽어 고인의 행적을 알며 미혹된 자를 위하여 그 내용을 설명하고 들려주는 것은 모두 자신의 수행을 위해서도 타인을 인도하는 데에도 쓸데없는 짓이었다. 오로지 좌선하여 평생 참학(參學)의 대사(大事)를 밝히고 불법에서 설하는 바 마음의 도리를 밝힌다면 그 후에는 글자를 전혀 모른다 해도 남을 가르치고 이끄는 데 충분히 쓰고도 남음이 있다. 따라서 사천성 스님이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한 진정한 도리를 알았다. 그 후 어록 따위를 읽지 않고 일념으로 좌선하여 일생 참학의 대사를 밝힐 수 있게 된 것이다."



- 도겐(道元) 선사, <정법안장수문기>에서 - 




※ 도겐(道元, 1200~1253)

일본 조동종(曹洞宗)의 종조(宗祖). 1227년 송(宋)나라에 들어가 중국 조동종의 장옹여정(長翁如淨)의 법을 이어 묵조선(默照禪)을 계승하였고, 1129년 귀국하여 일본에 조동종을 전파하였다. [출처: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