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는 순간, 사랑은 하나의 관계로 변한다. 사랑을 요구하기 시작하는 순간 사랑은 감옥이 된다. 감옥으로 변한 사랑은 자유를 파괴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하늘을 날지 못하고, 새장 속에 갇힌다.
사람들은 나에 대해 궁금해 한다. 나 역시 궁금하다. 사람들은 내가 방안에 혼자 앉아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 한다. 나 역시 사람들이 하나의 방에 들어앉아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혼자 있으면 적어도 편안하기는 하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방에 있으면 불편하다.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고요가 깨진다.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말을 하고,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하라고 시킨다. 게다가 똑같은 사람과 매일 함께 지내야 한다니!
두 사람이 같이 잘 수 있는 크기의 침대를 발명한 사람은 인류의 적이라고 할 수 있다. 침대에서조차 자유가 없다! 다른 사람이 옆에 누워 있으니 마음 편히 움직일 수도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공간은 그 사람이 차지한다. 운이 좋다면 자신을 위해 작은 자리를 겨우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기억하라. 옆 사람이 차지한 자리는 날이 갈수록 커져갈 것이다.
이상하게도 여자는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몸집이 커져가고 남자는 점점 왜소해져 간다. 그것은 모두 남자의 잘못이다. 남자가 여자와 함께 지내기 시작하면, 곧 세 번째 사람이 나타난다. 그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이웃들이 걱정을 한다.
"뭐가 문제일까? 왜 아기가 생기지 않지?"
나는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 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서로에게 문제를 만들어주지 못해 안달하는지 매우 놀라곤 했다. 누군가 결혼하지 않고 있으면 사람들은 걱정을 한다.
"왜 결혼하지 않나요?"
결혼이라는 게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따라야 할 우주적인 법칙인 것처럼 말한다. 여러 사람에게 시달림을 당하다가 결국 그 사람은 결혼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 이른다. 그러면 적어도 시달림을 당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러나 그 생각은 틀렸다. 결혼을 하고 나면 사람들은 이렇게 묻기 시작한다.
"아기는 언제 생기나요?"
아기는 생길 수도 있고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 손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또 다시 고문을 하기 시작한다.
"아기가 없는 가정은 가정이 아니랍니다."
그것은 사실이다. 아기가 없는 가정은 고요한 사원과도 같다. 그러나 아기가 생기면 그 집은 정신병원으로 바뀐다! 아이들이 많을수록 문제는 배가 된다.
나는 평생 홀로 내 방에 앉아 지냈다. '왜 결혼을 하지 않나요? 왜 아이를 낳지 않나요?'라는 질문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시달림을 당하지 않았고, 어느 누구를 귀찮게 하지도 않았다.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교양 있는 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간섭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아내나 남편, 그리고 자식들과 함께 살아간다. 새로운 식구들이 생길 때마다 점점 더 많이 방해를 받게 되고, 사람들은 점점 더 예민함을 잃어간다. 들으려 하지 않고, 보려고 하지 않고, 냄새 맡으려 하지 않고, 맛보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평소에 자신의 감각을 전부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사랑에 빠지게 되면 상대방의 얼굴이 빛나는 듯 보인다. 그의 걸음걸이는 신선해서 춤추는 것 같고, 넥타이는 반듯하게 매어져 있고, 옷은 말끔하게 다림질되어 있다. 굉장한 일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 일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몇 주일 안에 똑같은 지루함이 자리를 잡는다. 먼지가 내려앉은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빛은 사라지고, 그는 춤추는 게 아니라 비틀거리며 걷는다. 꽃은 여전히 활짝 피어 있으나 그 속에는 어떤 아름다움도 찾아낼 수 없다. 별은 여전히 우리를 유혹하지만 우리는 하늘을 쳐다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늘을 보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사람들의 눈은 마치 하늘에서 별이 쏟아져 내려올까봐 두려운 것처럼 땅에 고정되어 있다. 별이 떠 있는 밤하늘 아래서 잠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광활한 어둠과 고독을 두려워한다.
결혼이나 사랑으로 시달림을 당하지 않고 홀로 지낸다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내면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독신으로 돌아갈 수 없다.
사실 사람들은 감옥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그곳을 떠날 수 없다. 감옥은 불행할지 모르지만 안전하고 아늑하다. 담요에 곰팡이가 필지라도 한 침대 안에 있는 한 혼자서 불행한 것은 아니다. 불행은 함께 나눌 수 있다. 감옥은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랑은 자유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새로운 쇠사슬로 얽어매지 말라. 더 높이 날아오르도록 날개를 달아주어야 한다.
- 오쇼, <사랑이란 무엇인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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