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피우기

노력없음의 노력...

파라리아 2009. 5. 16. 22:20

 

 

사람들은 모두 살아온 역사가 다르기 때문에 그 수준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삶의 역사란 단지 이번 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만일 모든 사람들이 태어날 때 똑같은 상태이고, 그 잠재성 또한 똑같다면 자라면서 그렇게 많은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증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분명히 우리 모두가 수많은 전생 속에서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떤 사람은 이미 삶에 대한 높은 이해 수준으로 인해 타인의 스승이 될만한 자질을 타고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미 스스로가 알고 있는 것만큼 도달하는 데 드는 시간이 굉장히 적을 것이고, 그 습득 능력 또한 굉장히 빠를 것이다. 책은 단지 이미 체득한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이처럼 어떤 사람은 이미 삶에 대한 나름대로의 확신을 갖고 있어 타인의 스승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아직 이번 생에서 더 많이 배워야 하는 입장일 수도 있다. 따라서 몇가지 기준으로 사람들을 비교해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인간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저마다 스스로의 학습 단계가 다른 것이다. 자기 수준에 맞는 학습을 하면 그 뿐이다.

 

정말 타고난 스승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사람들이 있다. 가깝게는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을 보라. 물론 그들의 삶을 보면 정말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무엇인가를 갖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식과 노력 이전에 그들은 이미 어떤 수준에 도달해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또한 내 느낌으로는 노력 자체도 운명적인 것이다. 사람들은 항상 열심히 노력하라고 하지만 누군가를 억지로 노력하게 만들 수는 없다. 자기 자신은 매우 게으른 사람이라고 항상 말했던 위대한 스승이 있다. 그러나 밖에서 볼 때 그의 삶은 노력의 연속이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자신이 노력한다는 생각조차 없이 노력할 때 그것이 진정한 노력이다.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노력 그 자체가 되어버릴 때 그것은 노력없음의 노력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운명 같은 것이며 신의 은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누구나 인생에서 그런 노력없음의 노력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런 노력없음의 노력의 순간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을 노력해야 한다는 바로 그 생각 때문에 노력할 수 없게 된다. 마음을 비우고 그저 물결의 흐름에 따라가는 법을 익힐 때, 노력은 하나의 은총처럼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 그 때는 내가 노력한다는 생각조차 없다. 그것은 그냥 일어날 뿐이다.


- 2009년 1월 28일 -